현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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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문화예술교육사 이야기: 동작문화재단에서 교육사로 활동하며 느끼게 된 것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1-29 15:14
조회
150

동작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사 박은경


올해 4월 동작문화재단의 동작아트갤러리에서 문화예술교육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사라는 비교적 분명한 직무를 맡고 문화예술교육의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회에 설레기도 했지만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함도 있었다어렴풋이 생각해오던 문화예술교육사의 업무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사의 역량이 어떻게 다르며그 다른 지점을 무엇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근무 초반의 시기를 보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에서 정의하는 문화예술교육사

본격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과 시행령, 국내외 문화예술교육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중 새롭게 와닿았던 점은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에서 문화예술교육사에 대해 정의를 내린 것인데 내용은 이렇다. “문화예술교육 관련 교원 외에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기획, 진행, 분석, 평가 및 교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법에 따라 자격이 부여된 사람을 말한다.” 문화예술교육사의 역할을 예술교육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교육사의 역할 범위가 훨씬 넓고, 그만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작구 최초의 복합문화 전시 공간, 동작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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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사로 근무하고 있는 동작아트갤러리는 동작구 신대방동에 자리하고 있다. 1960년대 공군사관생도들이 사용하던 옛 성무교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설립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전시 공간 지원사업과 이와 연계된 전시해설 프로그램, 문화예술교육 등을 다방면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공모양의 지붕과 수직성을 강조한 내부 공간 등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설계된 동작아트갤러리는 공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감각을 일깨우는 곳이다. 실제로 전시 관람이나 예술교육 참여를 위해 방문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작구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주로 전시실 및 다목적홀과 세미나실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와 기획한 프로그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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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아트갤러리(시설)에 근무하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1기와 2기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1<동심가득 작품속으로>는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동작구의 문화유산과 지역 자원을 연극, 시각, 문학 등의 예술로 만나보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이다. 지난 615()부터 820()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총 10회차에 걸쳐 동작아트갤러리에서 진행되었다. 작년 재단의 예술교육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기획된 프로그램인 만큼 회차별 수업 설계는 완성되어 있었고, 몇 차례 연구모임과 회의를 통해 어떻게 하면 프로그램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동작구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지역예술가이자 예술 강사분들이 동작구 지역 자원을 연구하고 문화예술교육으로 기획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예술을 통해 지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지역에 관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과정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목적이 잘 전달되기 위해 프로그램 홍보와 참여자 모집 및 관리, 행정 등 프로그램 운영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 진행하며 문화예술교육의 기획-실행-정산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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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2기는 문화예술교육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게 되었다. 2기 프로그램인 <조명이 켜지고 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독백을 매개로 나를 발견하고, 나의 서사를 담은 독백을 만드는 만 50~64세 신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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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5일 목요일 1회차를 진행했고, 1118일 금요일 10회차에 독백 발표회를 끝으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생애전환기를 맞은 여성분들이자신의 서사를 발견하여 독백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작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전체적인 목적과 방향, 교육 대상을 정하고 예술 강사분들을 섭외했다. 다소 구체적이지 않은 기획안에도 흔쾌히 응해주시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흥미롭고, 기대되는 수업을 구성해주셨다. 이마저도 처음부터 착착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연구모임과 자문회의를 거쳐 직접 기획한 문화예술교육이 참여자를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얻었던 뿌듯함은 더욱 컸다. 1회차 수업을 마무리하고, 참여자분이 신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많이 없는데 너무 반갑고 소중한 기회라고 표현해주셨을 때,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으로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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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사로 활동하며 느끼게 된 것들

첫 업무를 시작했을 때 보고서 기안부터 예술 강사와의 소통, 참여자 모집 등등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모르는 것이 정말 많았고 해낼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시설 담당자분이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셨고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셔서 차근차근 업무를 해나갈 수 있었다. 프로그램 홍보와 참여자 모집 및 관리, 행정 업무 등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아 진행하면서 문화예술교육사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 곳곳 깊숙이 문화예술교육사의 손길이 닿는다는 것도 뿌듯했다.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하면서 관계된 모든 이들의 의견을 모으고 조율하여 문화예술교육이 차질 없이 실행될 수 있게끔 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사 활동에 꼭 필요한 역량 3가지를 꼽자면 소통의 능력, 행정 업무 능력, 그리고 프로그램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시설과 예술 강사, 참여자 등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모든 이들의 의견을 수용하되,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의견을 넘어설 수도 있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기획과 운영만큼이나 행정 업무의 비중도 크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산하고 보고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교육사는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문화예술교육사는 드넓은 바다의 등대 같기도 하다. 예술교육 하나 기획, 운영하고 마무리하기까지 문화예술교육사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항해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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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모임 모습, )자문회의 모습

 

문화예술교육사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예술교육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잘 알지 못했다. 예술교육이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일까? 이곳에서 문화예술교육사로서 활동하며 내린 결론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참여한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변화되고 예술의 주체로 서가는 모습을 볼 때 작게나마 보람을 느낀다. 또한, 프로그램 운영 중에 예술 강사, 참여자, 보호자 등은 공통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기회가 더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으셨다. 특히 현 코로나19로 단절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교육을 기다리고 있다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생각하는 예술교육은 한 사람의 일생에 걸쳐 예술이 삶에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전 생애에 걸쳐 문화예술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예술교육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