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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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서 확장되는 감각: 우리 소리의 바다로 풍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1-21 16:31
조회
203

_안선정(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사진_서울문화재단


1022, ‘유아 중심, 놀이 중심의 유아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원이 주관하는 누리과정 연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아이와락-서울>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즈음 나란히 줄지어 광진문화원으로 향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재잘대는 목소리와 통통튀는 발걸음에서부터 아이들의 설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악과 연계한 유아문화예술교육 <용궁놀이>, 아이들이 직접 국악기를 체험해보고, ‘수궁가의 한 대목을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아이들은 광진구에 위치한 어린이집의 사전 신청을 통해 이루어졌고, 선발된 총 다섯 개의 어린이집이 요일별로 5주간 참여하게 된다.

이날, 함께한 아이들은 동서울 어린이집 7살 아이들로, 16명의 아이들이 참석했다. 동서울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물어보니, <아이와락-용궁놀이> 프로그램에 선발되고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참여 의견을 받았는데, 100%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전원이 참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아이들의 바깥 활동이 더욱 자제되던 분위기 속에서 뛰어놀고 싶은 아이와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의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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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문 앞에 놓여 있는 다양한 색깔의 천과 인형들을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고르고 있다.

 


- ‘하하호호’ ‘꺄르륵웃음소리가 가득 찬 현장

수업은 크게 네 단계(공간탐색-악기체험-연주감상-소리학습)로 진행된다. 문 넘어 용궁 속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머금은 아이들은, 문이 열리자 미로처럼 꾸며진 바닷속을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공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치되어있는 여러 종류의 타악기를 직접 만져보며, 악기 고유의 울림에서 전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여러 악기를 두루 체험해본 아이들은 점차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악기 앞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악기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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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다양한 악기들을 직접 만져보며 모양과 소리를 체험해보고 있다.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악기를 연주해보기도 하고, 설치된 천과 악기로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실행하는 등 함께 노는 활동에 즐거워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친구들과 원하는 놀이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는데, 천으로 온몸을 감싸기도, 나풀거리기도, 천을 대치한 채 서로를 마주 보고, 껴안는 등 다양한 놀이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이러한 놀이 중심 교육이 아이들의 자율성과 독립심을 길러주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회 무리 안에서의 적극성을 키울 수 있는 수업임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 아이가 징을 치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스스로 넘어뜨린 징을 일으켜 세워 벽 쪽으로 정리해두는 모습을 보았다. 당면한 문제에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놀라웠지만, 나아가 다른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아이의 행동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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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나의 악기를 함께 연주하고, 설치된 천을 활용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우리 소리의 아우라를 한껏 느껴본 시간

 활기차게 뛰어놀던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던 순간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연주자들이 무대 위로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재잘재잘 떠들던 말소리는 어두워진 실내조명과 함께 잦아들었고,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대금, 소금, 해금, 장구, 북 소리에 아이들은 귀를 쫑긋 귀울였다. 연주자들은 각각의 악기를 소개한 후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를 연주했고, 아이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리듬에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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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앉아 연주자들의 합주를 감상하고, 연주에 맞춰 <수궁가>의 한 대목을 배우고 있다.

 

연주 감상이 끝난 후, 주강사의 <수궁가> 구연동화에 이어 한 대목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말인 듯 노래인 듯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국악 수업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에게는 오늘이 국악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맨 처음 탐색했던 악기 중 마음에 드는 악기를 가져와 다양한 소리를 내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강사의 지휘에 맞춰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연주해보면서 악기 다루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혀보며, 이날의 수업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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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사의 지휘에 맞춰 아이들이 합주하고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중 한 아이에게 오늘 뭐가 가장 좋았는지 물어보니 바닷속을 표현한 천으로 한 줄다리기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동서울 어린이집 원장님은 아이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 악기들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유아 교육에 있어서도 어떤 부분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와락-서울>은 어떠한 제약도, 가이드도 없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악기를 만지고 탐색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현장이었다. 새로운 것에 낯설어하는 기색 없이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소리가 앞으로의 아이들의 일상에서는 자연스러워지기를 바란다.

 


유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서울 소재 문화 시설에서 만 3~5세 영유아 교육기관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문화시설에서 유아가 직접체험을 하는 방식(체험형)과 강사진이 영유아 교육기관을 방문하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방문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의 풍부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전문적인 유아 문화예술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문화예술교육 경험 기회를 제공하여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