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연극하자 : 느린학습자 청년의 이야기와 작은 공연들

1. 전시부스 구성

프로그램 제목

광장에서 연극하자 : 느린학습자 청년의 이야기와 작은 공연들

참여자

예술하는 아이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

운영단체/기관/시설 및 강사 소개

 

예술하는 아이다는 ‘어린이청소년’과 만나는 작업을 통해 가족, 세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탐구하고 있다. 또한 아이와 어른, 장애와 비장애, 예술과 우리의 일상을 연결하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고자 한다. ‘드라마(연극)’를 기반으로 교육과 창작을 통합하고자 하는 개인 예술가들이(2023년 2월 현재, 예술가교사 총 (9명) 함께 모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예술의 확장된 역할과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 랜선인터뷰

당신에게 문화예술이란?


문화예술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우리 자신을 새롭게 만든다.


실행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어떤 의미, 변화를 만들고 싶나요?



예술교육(연극놀이)은 ‘놀라운 가정(Magic If)’ 혹은 ‘예기치 못한 가능성’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참여자 개인의 고유한 개성과 다양한 감수성을 발견하고, 긍정하는 힘이 있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와 역할을 창조하면서,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협업하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으며, ‘서로 다른 한 사람들’이 공존하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공동체를 가능하게 한다.


서울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 과정을 함께하고 싶은가요?


최근 4년간 예술하는 아이다는 서울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느린학습자’와 관계되는 다양한 그룹(어린이, 청소년, 청년, 보호자, 시민단체)과 만나고 있다. 한 개인이 단지 학습의 속도, 장애의 정도, 사회적 시선에 따라 자신과 가족의 삶이 고통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술교육의 참여자로 느린학습자는 창의적인 개인이며, 소통에 더 민감하고, 변화에 대한 더 큰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교육의 현장이 우리 사회의 소수자, 차별받는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길 바란다.

예술교육의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2022년 지역TA에서 만난 11살 장난꾸러기, 땀범벅, 프로그램 방해자 본인이 원하는 것만 하고, 활동하는 참여자들에게 장난을 걸어서 프로그램 진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활동 첫 차시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프로그램 진행 전날 항상 두렵고,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차시는 잘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두통이 시작되었다 나의 미니어처 씨어터(꿈꾸는 꿈_물고기의 기억) 공연을 보고, 본인의 이야기를 구상해보는 시간이었다. 3분 남짓 짧은 시간임에도 11살 장난꾸리기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공연을 제대로 보지 않고 딴 소리만 하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하고, 혹여 뛰고 장난치다가 내 작품이 망가질까봐 걱정이 되었다. 감정을 애써 추스르고, 프로그램을 마쳤다. 그 다음날부터 알 수 없는 두통이 시작되었다. 지역아동센터장님,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님, 키움센터 주임님께 고충을 이야기 하고, 11살 장난꾸리기와 어떻게 함께 해야할 지 점점 막막해졌다. 프로그램 방해자는 없었다 오늘만 어떻게 하는지 보자고 벼르고 시작했던 시간 그 날도 마찬가지로 사방을 뛰어다니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뛰다가 매트위에 철썩 드러눕자, 필자도 그냥 같이 철썩 누워 잠깐 놀았다. 그리고 조용히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2주 후엔 공연을 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아직 이야기가 없다” 곧 11살 장난꾸리기는 진지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만들겠다고 했고, 필자가 대본 쓰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우리’의 관계맺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아이는 거의 40분 이상을 꼼짝 않고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내려갔다. 심지어 작업을 다한 다른 참여자들이 뛰면서 노는데도, 다 하고 놀게요! 라는 결의를 보였다. 이제 또래 친구들도 “선생님! 오늘 얘00이 왜 이렇게 말 잘 들어요? 너 왜 그래?”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는 마지막에 자신이 창작한 이야기, ‘날개달린 잠자리’ 라는 세상에 하나 뿐인 미니어처 씨어터 창작물을 만들어 작품을 보러 온 유아들 앞에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공연을 마쳤다. 그 날의 경험은 다시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낳았다. 정말 이 아이는 프로그 램의 방해자였을까? 자기방식의 의사표현과 행동, 어른(예술가)의 말을 따르지 않는 태도를 프로그램 방해로 볼 수 있는가? 혹시 예술교육 프로그램 역시 숙제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그날 함께 드러누워 ‘11살 장난꾸리기’와 장난을 치다가 필자의 마음도 열린 것일까?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던 관계 속에서, 한 줄기 오아시스 같은 놀라움을 안 겨준 경험이었다.

각자 활동하는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지속하는 힘과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예술작업(Art Work)으로 예술교육’예술교육의 원천은 인류가 축적해 온 모든 예술적 자산이다. 거기에는 인간과 사회, 자연과 문명, 한 사람의 내면에 대한 수많은 통찰이 담겨 있다. 특히, 동시대 자산은 우리의 현재를 직시하고, 만들어가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동시대 예술교육이 우리 사회의 예술적 자산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예술교육의 참여자가 어린이이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하거나 달라지지는 않는다. 예술교육을 지속하는 가장 큰 힘은, 어린이청소년, 그리고 시민과 만나는 예술작업(Art Work)을 통해 나와 우리의 세계가 새롭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주로 활동하시는 지역 거점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본인(팀)만의 지역 자원, 역사, 등 지역을 읽는 방법이 있나요?

최근 예술하는 아이다는 북서울 꿈의숲의 앞, 성북구 장위동 작은 공간 ‘스튜디오 봄’을 마련했다. 연극예술가, 음악가, 그림책 작가 등이 모여서 예술교육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 성북키움센터,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 등 지역의 문화기관들과 협업을 시작하면서,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 보호자, 교사그룹들에게 연극놀이의 즐거움과 놀라운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역의 아주 구체적인 삶이 보이고, 사람들이 느껴지고, 예술작업의 다양한 현장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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