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바람 프로젝트는 자신의 고유함을 발견하고, 각각 개별적 존재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여기에서부터 존재적인 만남의 의미가 생성되고, 관계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일어나는 순간들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통해 “사람”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미처 알아채지 못한 어떤 가능성이 우리 주변에 가득하고, 이를 재료로 삼아 우리만의 독특한 색깔이 담긴 예술이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는 발견의 순간을 나누고 싶습니다.
다양한 참여자들과 함께 하면서 과정 자체가 주는 재미와 즐거움을 나누는 데에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면서 누구나 예술을 즐기고 창조할 수 있는 예술가라는 생각을 함께하는 참여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매 순간 기억에 남는 참여자들이 있고, 기억에 남는 순간은 늘 새롭게 저장되곤 하는데요. 올해 난 지금 마이크 앞에 서 있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교”라는 공간을 견디기 어려워하던 청소년이 있었어요. 학교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학교 다니는 것을 멈추고 있었는데 전체의 과정을 경험하고 나서 다시 학교에 돌아갈 맘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덧붙이던 말이 있었어요. “대의를 위해서 작은 것을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위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3개월 동안 점점 커지는 목소리와 과감해지는 몸짓을 보며 함께했던 강사진들도 매우 놀라워 했어요. 마지막에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대단했지요. 단언할 수 없지만 이 청소년이 예술을 경험하면서 담대한 마음을 품고 기꺼이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성인 예술가에게도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한 동안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힘과 노하우는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작은 것을 더 들여다 보려고 하고, 작은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려 하고,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할 때 우리가 하는 문화예술교육 활동이 빛을 낸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