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가 아닌 몸과 맘으로 세상을 감각해보는 일, 내 옆의 사람과 연결되어 보는 일. 최근 가장 관심이 있는 주제는 공동체적 감각의 활성화이다. 개인의 감각과 기억이 어떻게 타인의 감각과 연결되고 그 연결이 어떤 공감의 장을 만드는지 탐구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들어줄 수 있을까? 나와 만날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아름다움과 생의 기쁨을 알려주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예술과 교육은 굉장히 상반되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나는 교육자이기보다 촉매제 같은 역할을 맡고 싶다. 기술을 습득하기 보다 예술의 시선을 배우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삶의 기쁨, 슬픔, 즐거움, 놀라움, 온갖 감정과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해보는 것, 나와 세계를 연결지어 보는 것, 나의 수많은 이름을 알아차리고 탐험해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여러 실험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아티스트·교육자·커뮤니티 구성원이 협업하고, 누구나 자신의 창조성을 탐색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일상의 창조성, 자유롭고 동등한 협업, 제도적 지원 등이다.
내가 가르쳤다는 느낌보다, 참여자들과 함께 감화되고 동화되며 공명했던 순간들이 가장 깊이 남아 있다. 특히 여든이 넘은 한 시니어 참여자와의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 나와는 전혀 다른 시대와 지역의 감각을 가진 분이었고, 그분이 기억하는 서울은 발이 뜨겁도록 불씨가 흩날리던 전쟁터 한가운데였다. 그분과 함께 놀고, 이야기하고, 춤추고, 수업이 끝난 뒤 차를 마시며 이어진 대화 속에서 그 감각과 기억이 내게도 스며드는 느낌이 있었다. 너무나 다른 존재임에도 서로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를 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작은 희망처럼 다가왔다. 그 순간 나는, 우리가 언제든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마치 아이클라우드처럼 연결되는 감각적 공동체가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넓게 말하면 ‘본성’ 때문이다. 좋은 것을 보면 나누고 싶고, 누군가 기쁘면 같이 박수치고, 슬프면 함께 울고 싶어지는 성정이 나를 계속 움직인다.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다. 나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이 자기 삶의 창작자가 되는 순간들을 나눌 때 나는 늘 조그맣게 반짝이는 기적을 보는 기분이 든다.
노하우라면,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탐험하는 사람’으로 남는 것. 그리고 삶이라는 지도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려나가는 것이라 믿는다.
나는 주로 중구·종로구, 특히 을지로와 서촌을 거점으로 활동해왔다. 내게 지역은 지도상의 경계나 수치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루는 이야기 샘 같은 것이다.
지역을 읽는 방식도 결국 ‘사람을 읽는 방식’이다. 누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사랑하고, 어떤 감각을 간직한 채 이 장소를 살아가는지 듣는 일. 그 개인의 감각과 서사가 모여 어떤 도시의 결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에서 지역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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