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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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문화예술교육사 이야기: 중구문화재단의 나의 소망 그리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1-29 17:34
조회
244

_이지현(중구문화재단)

편집_안선정(예술교육지원팀)


내가 문화예술교육사로서 근무하고 있는 중구문화재단은 서울의 대표 공연장 중 하나인 충무아트센터와 함께 위치하고 있다. 충무아트센터는 지하철 신당역에 인접해 있어 접근이 편리한 문화시설로 뮤지컬, 연극, 무용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 장르까지 감상할 수 있다. 시설은 크게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갤러리, 예그린스페이스, 컨벤션홀 등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예술 공간이며, 지하 1층에는 까치실, 장미실, 소나무실, 어린이미술실 등 교육공간이 갖춰져 있어 용도에 맞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다. 다양한 교육공간 덕분에 교육프로그램을 다채롭고 융합적으로 만들어볼 수 있어, 문화예술교육사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는 훌륭한 조건 중의 하나를 잘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곳에서 문화예술교육사로서 예술행정과 예술기획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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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9월에 진행한 <··리 민화>는 보고(감상)-따라하고(체험)-이어가는(전통계승과 차용) 민화를 목표로 하여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책가도, 책거리 총 네 가지의 테마를 다룬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이다. 고전 민화에서 비롯된 다양한 기법과 소재가 현대 민화까지 어떻게 계승되고 변화되었는지 민화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해보고, 에듀케이터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고전 민화와 현대 민화가 전하는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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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전시장 지도

 

또한, 전시 내용과 더불어 교육참여자에게 보따리 장수캐릭터를 부여하고, 교육 시작 전, 전시장 지도를 따라 작품을 감상, 체험하며 마지막에는 직접 보따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보따리에 가득 물건들을 담아 다니는 보따리장수처럼 작품 내용을 하나하나씩 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컨셉을 잡았는데, 아이들이 특히 마지막 보따리 체험을 즐겁게 수행하는 것 같아 기쁘고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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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민화>에 참여 중인 아이들

 

처음 민화를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에는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의 전공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문화콘텐츠와 연극학을 전공하였는데 전시를 좋아하긴 했지만, 미술관 큐레이팅은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민화는 미술 장르 특성상 비교적 장벽이 낮고, 작품에 대해 공부하며 알아가는 이러한 개발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스킬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고, 타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도 원활하게 진행하여 예술경영, 예술행정가로서의 역량을 키울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공연 프로그램북 제작 경험을 살려 이번 교육프로그램의 워크북도 직접 제작하였는데, 연극과 미술이 각각의 특성을 가진 고유장르로써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문화예술교육사는 종합적이고 넓은 안목을 가진 기획자로써의 능력이 필요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씩 야근과 싸우며 만든 나의 첫 워크북이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을 때는 밀려오는 성취감과 안도감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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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돌아오는 11월에 진행할 미술교육프로그램 <나의 소망 그리기>는 지난 9, 민화를 주제로 한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의 특별 버전이다. 기존 프로그램은 아동(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고전 민화의 탄생과 현대 민화로의 발전까지를 다루었는데, 여기에 나아가 민화의 문자도를 주제로 자아 탐구와 소망을 담은 나만의 소망도 작품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사실 이번에 준비한 <나의 소망 그리기>는 참여자 연령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아동 대상의 경우 창의력과 표현력 증진을 기대할 수 있고, 청소년과 성인의 경우 우리의 문화와 민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 중에서도 신중년 만 50~64세를 주 대상으로 잡은 데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신중년 세대의 꾸준한 수요와 요청을 현장에서 목격하였고,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 또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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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전시 기간 동안 공연 시작 전후 및 오전 시간 등에 전시실을 가장 많이 찾아온 연령층이 50-60대였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올해 사업 중 성인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리고 중구 내 진행하고 있는 예술교육프로그램들을 조사해보았는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은 것에 비해 성인, 특히 신중년을 위한 예술교육프로그램은 적었다. 분명 이분들께도 예술교육이 필요할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획서 작성을 시작했고 자문회의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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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회의를 통해 동양화 작가이자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자문위원을 만나, 신중년을 대상으로 한 동양화 작품 제작을 6회차 안에 가능할지에 대한 기획서의 실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동양화나 민화에 대해 참여자가 수행해낼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참여자의 현재 욕구가 어떠한지부터 찾아보라는 말씀이었다. 두 번째 만난 자문위원께서도 대상에 대한 연구를 조금 더 자세히 해보라며 관련 책과 논문을 추천해주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턱대고 단순히 프로그램을 구상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예술교육이 무엇인지, 대상에 알맞은 예술교육이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따리 민화를 준비하면서는 마냥 프로그램과 전시가 기간 내 진행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어 움직였던 것 같다. 여러 차례의 운영회의와 강사 미팅 등 실현에 있어 힘을 주어 준비했는데,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보니 기획자는 교육참여자와 예술강사에 대해 조금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육사는 교육참여자와 예술강사 사이의 매개자로서 참여자에게 유익한 예술교육을 준비하고 적합한 예술강사와 적절한 교육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질 때, 교육프로그램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전계획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인 정산까지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중간중간 일어날 일을 미리 계획하고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리 민화>를 준비할 때에는 처음이라 많이 미흡했지만, 재단의 담당자분들이 세세히 알려주신 덕분에 무사히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밑거름을 바탕으로 11월에 진행 예정인 <나의 소망 그리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애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서울문화재단에서 주관한 <2022 서울예술교육 페스티벌> 오픈 포럼에서 예술교육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크게 감명받고, 앞으로도 예술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이 말을 항상 품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서로를 이해하며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 잡을 수 있는 그런 문화예술교육사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